공급이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
고전경제학을 대표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장입니다. 이를 주장한 사람이 바로 19세기 초 프랑스의 경제학자인 장바티스트 세이 (Jean-Baptiste Say) 입니다. 위의 문장을 본인이 직접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견해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이라는 경제학자는 어떤 이론을 주장했고 그 이론의 한계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장바티스트 세이
그는 1767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상업적이고 실용적인 가치를 중시하던 집안에서 성장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사업가의 삶을 살았던 그는 이후 경제학에 대한 학문적인 열정을 갖고 다양한 업적을 쌓게 됩니다. 프랑스 혁명 시기에 세이는 자유주의 사상에 심취했으며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그는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주장들을 피게 됩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정치경제학 논고'가 있으며 이는 고전경제학의 핵심 이론을 집대성한 책으로 평가받습니다.
세이의 법칙
세이의 법칙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공급 중심적인 관점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문장이 "공급이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입니다.
1. 공급 중심적 관점
그는 수요가 아닌 공급의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보았는데요, 생산 과정에서 창출된 소득이 소비를 통해 수요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더 중시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업, 가계, 정부 중에서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생산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재화나 서비스는 소비자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며 또한 기업은 생산의 대가로 이자, 지대, 임금 등을 가계에게 지급합니다. 이런 과정으로 생겨난 소득을 통해 가계는 소비활동을 합니다. 즉, 세이는 공급 활동이 경제 활동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초과 생산의 부정
세이의 법칙에서 중요한 또다른 내용은 공급과잉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그는 공급이 이루어지면 자연적으로 그만큼의 수요가 생겨나기 떄문에 유효수요 부족에 따른 공급과잉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 이유가 앞서 언급했던 공급 중심의 경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생산에 참가된 생산요소에 대한 대가(임금, 지대, 이자)가 소득을 시장에 가져오고 이러한 소득에 따라 소비를 통한 생산물의 수요가 발생하기 떄문에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시장은 균형을 이루며 과잉공급이 발생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3.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
세이는 시장이 자동적으로 균형을 이룬다고 보았습니다. 일시적으로 시장에 추가공급이나 추가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는 시장이 가격변화를 통해 이를 수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시장에 일시적인 과소, 과잉공급이 일어난다면 시장에서의 가격 변화가 나타나게 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산과정에서의 재화, 서비스에 대한 투자 수준이 변함으로써 다시 균형을 찾는다고 보았습니다. 즉, 세이는 대부분의 고전학파가 그랬듯, 가격이 신축적이라고 믿었고 그렇기에 시장은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한계와 비판
이러한 세이의 법칙을 비판한 학자로 케이즈가 가장 유명합니다. 그는 1920년대 말 시작된 대공황을 예로 들며 세이의 법칙이 현대 사회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대공황 전의 사회에서는 자동화 등의 방법을 통해 생산량이 증가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사회는 세이의 이론에 따라 생산량을 늘렸고 모든 생산물은 소비되며 경제는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대공황이 찾아왔고 세이가 주장한 것 처럼 시장은 자율적인 조정에 실패하였습니다.
우선 물건이 팔리지 않고 실업자가 증가한 대공황 사회 자체는 세이의 법칙을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생산물은 수요에 의해 소비되어야 하나 남아도는 물건들과 노동 시장에서 남아도는 실업자들은 이 법칙이 어긋남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또한 세이의 주장의 핵심적인 내용이었던 가격의 신축성 또한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현대의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가격의 신축성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단기적인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한다는 내용이고 이러한 내용의 보충을 위해 케인즈의 다양한 이론이 등장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세이는 저축을 하면 투자가 증가하고 이는 사회 전반적인 소득을 증가시킨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케인즈에 따르면 저축은 역설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이를 저축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저축의 역설이란, 개인의 관점에서는 저축이 이로울 수 있으나 결국 사회 전체에서 소비를 줄여 총수요가 감소하게 되고 총수요의 감소가 기업의 매출 하락과 실업 등을 유발하며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저축의 역설에서 볼 수 있듯이 케인즈는 공급 중심의 경제를 주장했던 세이와 반대로 유효수요 중심으로 경제를 설명하였습니다.
고전학파의 대표적인 주장인 세이의 법칙에 대해서 공부해보았습니다. 물론 케인즈의 주장처럼 세이의 법칙에는 다양한 한계점이 존재하지만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케인즈의 모형보다 경제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공급 중심의 세이의 모형은 현대 사회의 부동산이나 IT 업계 등, 공급 중심으로 수요가 따라오는 시장을 잘 설명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케인즈가 주장한 유효수요이론과 비교해가며 세이의 법칙을 공부해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 도강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몰비용과 기회비용 (1) | 2025.01.10 |
---|---|
생산가능곡선 (PPC) (0) | 2025.01.10 |
실업의 종류와 원인 (1) | 2024.12.29 |
총수요와 총공급 - AD곡선과 AS곡선 (0) | 2024.12.27 |
IS-LM모형 (1) | 2024.12.27 |